2002년 겨울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오고 나서 같은 실험실의 한국인 넷이 히히덕거리며 짜장면을 먹으러 갔다.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던 독일 출신의 통계 담당이 니네 코리안 가이들 다 어디 가냐고 묻는 말에 새로 당선된 한국의 대통령을 축하하러 간다고 그랬었다. 한국 떠나고 처음 먹어보는, 그러니까 거의 열 달 만에 먹으러 간 짜장면은 참 그냥 보기에도 그릇에 기름이 흥건한게 기막히게 느끼하기도 했지. 주인이 중국 사람이라 그렇다고 투덜대다 반 정도를 남기고 나왔다. 별 시덥잖은 기억이, 머릿속에 하루종일 뱅글거린다. 죽어서 갈 수 있는 더 좋은 곳 따위를 믿을 수가 없어서, 그냥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