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이 첫 페이지에 올라온 지가 어언... -.-;;; 보기 싫어서라도 얼른 몇 자 적고 말아야겠다.
소재가 워낙 '어마어마'한 데다가 그저 귀엽다는 이유로
요런 시시꺼렁한 영화 -,.-까지 찾아보게 만든 꼬마를 주연으로 하는 영화까지 나온다길래 읽어보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반쯤은 시큰둥했던 게, 결국은 눈물짜는 가족 신파로 가지 않겠냐 싶었고, 사실 눈물나는 가족 신파로 끝나는 게 사실이다. 여러 명의 등장 인물이 각자의 입장을 차례로 돌아가며 서술하는 방식은 한때는 신선했던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자주 보이다 보니 싫증도 싫증이거니와 요즘은, 서사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능력이 딸리는 걸 감추기 위한 수단이 아닐까 심각하게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
안나 피츠제럴드가 알렉산더 캠벨을 만나서 부모를 고소하고 나서 한동안은 꽤 좋았다. 다음 얘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몹시 궁금해서 전철에서 내려야 한다는 사실이 아쉬울 때가 많았다. 판결까지 2주 정도가 걸렸던가? 500 쪽이 넘는 긴 소설에 과거의 회상이 워낙 많다 보니 현재 사건의 진행은 느릿느릿, 거북이 걸음이었지만, 결국 이런 처지에 오기까지 책 속의 인물들이 정작 서로에게는 털어놓지 못했던 속얘기들을 따라가는 게 지루하지 않았다. 열세 살이라는 안나 피츠제럴드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성숙하다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지만, 글쎄, 태어나면서부터 손위 형제에게 혈액이니 골수니 시시로 제공해가며 살아온 아이라면 남달리 빨리 자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조숙한 아이를 묘사하다가, 얘가 아무리 조숙해밨자 그래도 순진한 구석이 많은 어린애일 뿐이죠, 하는 식으로 타협을 하지 않고 끝까지 성격을 유지하는 일이 거의 없지 않나 싶다 보니 어쩐지 반갑다는 생각마저, (쿨럭;;;) 들었다. 시시로 끼어드는 변호사와 guardian ad litem 여사의 얘기는 완전 에러!!!!!다. 이 작가, 겨우 이 정도야! 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을 정도. 차라리 가족 신파가 낫지 대체 이게 무슨 뷁년
썩은묵은 하이틴 로맨스 같은 설정이냔 말이다. 고딩 캠벨이 고딩 줄리아를 '보석'이라고 부르는 부분에서 진심으로 먹은 게 올라왔다 :-/ 겨우 이 정도가 당신의 바닥이란 말입니까!!!???
아픈 애 키우면서 걔를 살리겠다고 또 다른 애를 낳아서는 그 애의 피와 골수를 뽑아 아픈 애에게 주며 그게 '가족 전체'를 위한 일이라고 나머지 식구들 - 결국은 따라 올거면서 묘하게 뜨뜻미지근한 남편이나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자식들 - 과 자기 자신을 설득하며 살아왔을 세월이 마냥 편치 않은 건 물론이고 때로는 유별나게 고통스럽기도 했을 것이라고 받아들일수는 있었지만 사라 피츠제럴드가 지금 열세 살짜리 딸에게 요구하고 있는 일 앞에선 그냥 눈 앞에 꽝! 담벼락이 떨어진 것처럼 '부당하다'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다. 혈액이니 골수 같은 건, 그걸 뽑아내는 과정이 좀 아프고 힘들 수는 있지만 그래도 영원한 손상을 남기는 일은 아니잖아, 하지만 신장은 다르다구, 한 번 잘라내버리면 나무에 열리는 과일도 아니고 두 번 다시 얻을 수 없을 텐데 열세 살짜리 아이에게 열 여섯의 형제를 위해 그걸 주라는 소리를 해서는 안 되잖아. 당신의 열여섯 짜리가 죽는 게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열세 살짜리에게 그런 걸 요구한다는 건, 그건 그냥 부당한 거다, 하는 생각을 처음부터 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 되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단호한 것일까? 옛날옛적 장기이식에 대한 강의 시간에, 모 교수가 말하길 실제로 형제 중 한 쪽이 신장이 망가져서 이식이 필요한다 다른 형제가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수술이 두려운 경우도 있고, 어쩌면 그런 희생까지 감수할 만큼 형제에 대한 정이 깊지 않은 경우도 있었을 거라고. 이유야 뭐가 되었든,
부모가 동석하지 않은 자리에서 그 내키지 않는 마음을 알려주면 의사는 그냥 조직형이 맞지 않는다고 핑계를 대고 - 실제로 맞지 않을 수도 있고 - 부모의 기대를 자른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또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기는 한데 - 미성년자의 보호자에게 이렇게 대놓고 틀린 정보를 전달한다는 게 윤리적으로 허용이 되는 건지 - 그때는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책의 결말은 좀, 많이 비겁하다는 생각을 했다. 끝까지 밀어붙였어야 할 얘기가 그저 적당한 감동과 놀람으로 끝나고 만 것처럼 보였다. 꼭 안나의 어이없는 사고사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영화는 애비게일 브레슬린과 카메론 디아즈의 영화가 될 줄 알았는데 케이트 역 배우의 비중이 제일 커서 좀 놀랐다. 아픈 애치고는 지나치게 건강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_-;;; 연기는 좋았다. 난 처음 보는 배우인데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 사이에선 꽤 알려진 사람인 모양이다. 꽤 잘 한다는 생각을 했다. 브레슬린 양은많이 자랐는데 좀 옛날보다 덜 예쁜 것 같아서 섭섭했고. 카메론 디아즈가 어느 새 애 셋 딸린 아줌마 역을 맡을 나이... -.- 라니 - 그것도 이 정도의 욕심 없는 가족 신파극에서 - 특별히 팬은 아니었지만 좀;;; 그렇더라는. 책도 참 어지간히 괴상한 결말이었지만 영화도 좀 황당한 게, 오래 아프던 애가 죽고 나서 온 가족이 행복을 찾는 모습이 참, 오랜만에 아햏햏 소리가 절로 나왔다. 특히나 애가 병에 걸리고 나서 10 년 이상 집에서 아이만 돌보며 전업주부 생활을 하던 사라 피츠제럴드가 순식간에 잘 나가는 변호사로 변신하는 모양은 너무 환상적이라서 오히려 불쾌할 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