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카테고리의 글이, 벨 훅스의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까지 포함해서 95 개다. 금년은 이제 한 달도 안 남았는데 해가 바뀌기 전까지 100 개의 글을 채울 수 있는지 시험해 보기로 했다. 귀찮아서 손 놓고 있어 그렇지 사실 뭐라도 끄적여보고 싶은 책들을 많으니까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못할 것 같지는 않은데, 또 문득 블로그에 끄적거리는 게 무슨 의무라도 되는 양 쓸데 없는 유난을 떠는 게 아닌가 싶어서 머쓱해지기도 하고, 그냥 그렇다. 어쨌든.
(에-, 또, 이벤트 합니다 -.- 백 번째 포스팅에 10번째 리플을 달아주시는 분께 '조그만' 선물과 '푸짐한' 마음을 드려요. 왜 열 번째 리플이냐 하면, 저도 연말에 리플 좀 '많이' 받아보고 싶어서요, 쿨럭. 에-, 또, 저는 온라인에서는 난생 처음 보는 분께 뭘 드리는 것도 그냥 재밌어 하는 편이라서, '지나가는 분'이 이벤트에 걸렸다고 마음 상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지나가다 날벼락 맞는 걸 재수가 없어 그러려니 하듯이 지나가다 (매우 작고 별 볼 품은 없더라도) 선물 보따리를 안게 되는 것도 오늘 운이 좀 좋았군, 하고 웃어 넘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썰렁한 블로그를 무려 '구독' 씩이나 하시는 몇몇 분들도 혹시 그럴 마음이 있으면 이 기회에 아는 척 한 번 해 주셔도 좋구요. 물론, 아니라면 또 그럴 수도 있고요. 요즘 책마음에도 뜸하신 분들이 많은데 반가운 분이 걸려 주시면 선물의 크기를 쪼끔 키워보기도 할 생각이니 부디 많은 관심을... -.-;;;;;; ) 
언젠가 한 번쯤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고 표지에 그려진 부리 크고 색깔 선명한 새들이 좋아서, 괜히 집어들었다가 중간에 내려놓지도 못하고 한없이 붙들고 쩔쩔매게 되면 어쩌나 싶은 두려움을 극복했다. 속지에 적어둔 읽기 시작한 날이 2008년 3월 10일이고 읽기를 마친 날이 6월 7일이다. 400 페이지가 좀 안 되는 책을 석 달 가까이 읽은 걸 보면서 새삼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음을 인정한다. 세상을, 생각의 특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는, 그런 위대하다는 책을 '정신없이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어치웠다' 고 의기양양하게 말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어쩌랴, 길고 구불구불한 150 여년 전 남의 나라 말로 된 문장을 읽는다는 게 그리 만만하지 않았던 것을, 생전 관심 두어 본 적 없는 새나 짐승이나 풀들의 이름이 입에 붙지 않고 그것들이 남의 나라의 어떤 지방에 어떻게 분포하고 있으며 부리가 길고 짧고 구부러지고 털색이 검고 희고 어떤 줄무늬가 있는지를 읽는다는 게 시시로 지루하고 저절로 눈이 감겼던 것을 -_-;;; 결국 중간 중간 딴짓 좀 해 가면서, 좀 천천히 오래 읽었다. 그리고, 다섯 달이 지난 지금 기억나는 게 많지 않구나 on_
처음 읽기 시작할 땐, 내용이야 이미 다 아는 것 아니겠어 하는 마음이었는데 사실 읽다 보니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기본적인 틀(?), 우리가 모두 다 알고 있는 이 책의 결론은 당연히 그것이었지만 20 년 넘게 머릿속에 굴리며 정리했다는, 결론을 뒷바침하는 여러 가지 증거들과 그 증거들이 어떻게 그 결론을 뒷바침할 수 있는지를 서술하는 부분은 전혀 전부터 잘 알고 있었던 부분이 아니었고 이번에 읽으면서도 이해하기가 그리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쩐지 과학서적 코너마다 몇 권씩 보이는 '쉽게 배우는 진화론' 류의 책들이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구나.
이 책이 씌여졌다는 그 느릿한 속도가 또 인상적이다. 컴퓨터도 메일도 구글도 저널 서치 엔진도 없던 시대에 몇 달씩 또는 몇 년씩 여행을 하고 표본을 챙기고 손으로 메모를 하고 그걸 또 모아두고, 누군가가 쓴 책을 읽고 저자에게 무언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에게 편지를 쓰고 또 답장을 기다리고, 집에서 비둘기를 길러보고 부리가 긴지 짧은지 구부러졌는지를 관찰하고 소금물에 씨앗들을 담가보고 그 씨앗들이 싹을 틔우는지 심어 보고 기다리고... 끼아으아아아아아아아악! 불과 200 년도 안 되는 세월 너머에 이런 진득한 삶이 있었다는 게, 이런 속도로 읽고 쓰고 생각하면서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게 가능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고, 이렇게 산다고 해서 누구나 그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부럽다. 오늘날의 속도라는 게 과연 그 말만큼의 실속이 있기나 한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건만.
이 책이 처음 출판됐을 때 영국에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책을 읽었을지 궁금하다. 다윈 스스로 처음부터 '일반 독자'들이 읽을 걸 고려했다고 하고 판매 부수에도 꽤나 신경을 쓰면서 노동자들이 책을 사 볼 수 있도록 책값을 싸게 해달라고 출판사에 요구하기도 했다는데, 맨 마지만 단락 같은 문장들을 읽다 보면 이 사람이 정말로 '일반 독자'들의 책을 읽는 즐거움에 신경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당대의 '일반 독자'들 대다수가 진심으로 믿거나 적어도 의심하지 않는 척은 했을 '창조주'의 존재를 전적으로 부인하지 않은 것도 그런 고려의 일부였을까?
It is interesting to contemplate an entangled bank, clothed with many plants of many kinds, with birds singing on the bushes, with various insects flitting about, and with worms crawing through the damp earth, and to reflect that these elaborately constructed forms, so different from each other, and dependent on each other in so complex a manner, have all been produced by laws acting around us. These laws, taken in the largest sense, being Growth with Reproductions; Inheritance, which is almost implied by reproduction; Variability, from the indirect and direct action of the external conditions of life, and from use and disuse; a Ratio of Increase so high as to lead to a Struggle for Life, and as a consequence to Natural Selection, entailing Divergence of Character and the Extinction of less-improved forms. Thus, from the war of nature, from famine and death, the most exalted object which we are capable of conceiving, namely, the production of the higher animals, directly follows. There is granduer in this view of life, with its several powers, having been orginally breathed by the Creator into a few forms or into one; and that, whilst this planet has gone cycling on according to the fixed law of gravity, from so simple a beginning endless forms most beautiful and most wonderful have been, and are being evol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