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동생님까지 셋이서 코엑스 수족관에 가는 길에 전철에서 한 장.
전철 타는 시간이 꽤 길어서 심심해하길래 "음악 들을래?" (반쯤 놀리듯이) 물었는데 냉큼 "응!" 하는 바람에 살짝 놀랬다. 지난 설에 왔을 때 내 아이팟에 은근히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았지만 그 뒤로 한 번도 먼저 물어본다거나 책상 위에 놓아둔 걸 손 대거나 하는 일이 없어서 그냥 잠깐 그러다 만 걸로만 생각했는데 그 동안 나름대로 염치를 차리고 있던 거였구나... 다른 노래를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돼? 소리를 크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 질문도 많고 여기저기 꼭꼭 눌러보고 돌려보고 한참을 그런다. 특별히 아이들 들을 만한 노래라고 넣어 둔 게 없어서 아이가 부른 노래니까 하고 애슬린 데비슨의 '문라이트 섀도우'를 들려주었는데 마음에 들었나 보다. 인어공주 OST 에서 몇 곡을 더 듣고 나서는 아까 처음에 들었던 그 노래를 다시 들려달라고 청했다. 모든 노래들을,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듣는다. '언더 더 씨'를 들을 때마저도... 이만하면 가볍고 날씬하지 하고 생각하던 아이팟이 가을이 손에서는 얼마나 커 보이던지, 혹시 손이 미끄러져 떨어뜨리기라도 할까 봐 마음이 콩닥콩닥했으나, 누구를 탓하리오. 게다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딱 보이는 것을.
그리고 보면 훈육의 결과인지 타고난 천성인지 이 녀석은 은근히 염치를 차린다. 내가 저 이뻐하는 거 잘 알면서도 뭘 먼저 사 달라는 소리는 하지 않는 건 물론이고 마음에 드는 걸 골라보라고 풀어 놓아도 늘 뭔가 제가 정한 기준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 날도 수족관 기념품점에서 스티커를 고르는데 처음에는 물고기들이 그려진 걸 골랐다가 그 옆에 있던 디즈니 공주(-_-)들에게 더 마음이 끌리는 것 같았다. 사실 그까짓 스티커 정도 둘 다 사줘도 상관없으련만 (더 비싼 건 동생님 눈치 보여서 내 쪽에서 삼간다고! ㅠ_ㅜ) 꼭 아쉬워하면서도 먼저 쥐고 있던 걸 내려 놓고는 옆에 걸 집어든다. 그냥 둘 다 사달라고 해도 되는데... 하면서도, 사실은 둘 다 사주고 싶었지만 또 어쩐지 끼어들어선 안 될 것 같아 내버려두었다.
그래도 수족관엘 다녀왔는데 물고기 사진도 하나쯤 올려야겠지.












덧글
조카를 저렇게 귀여워해주시니... 참 보기좋습니다.
울 딸래미는 이모가 없어서 슬퍼요. ㅠ.ㅠ 이모가 있어야 진짜 이쁨많이 받을텐데.
왜 울 엄마는 딸을 저 하나밖에 안 낳은건지 따지고 싶다니까요..ㅋ
주은이는 책마음 오프에 업고 나오세요. 이뻐해 줄 이모들이 좀 되지 않을까요? :-)
보고있으면 막 흐뭇해지는...^^
지금 보니 콧등에 '미인점'이 있군요.
아우, 저도 조카 보고 싶어요. ㅠ_ㅜ
('고모'도 조카를 이뻐합니다. 그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