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열두 방향 - 어슐러 K. 르귄/최용준 옮김



어쩐지 좋아할 것 같았던 작가 르 귄의 단편집을 뷁년 전에 사 두고는 지난 달에야 다 읽었다. 열 일곱 작품 중 둘(아홉 생명,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이삿짐 싸던 후배가 아낌없이 던져 준 '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에서도 실려있던 소설. 커버 일러스트가 은근히 맘에 든다. 아마도 '어둠상자'의 내용에 맞춰 그린 것 같다.

각 작품마다 저자의 말이 붙어 있어서 언제 어디에 발표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사실은 아마존에서 긁어왔다 -.-;;;). 나름대로 짧은 감상 한마디씩을 붙여 보자.


- 샘레이의 목걸이 (Semley's Necklace ["The Dowry of Angyar"]) - ss Amazing Sep '64
: ...전설과 사실을 구분할 수 있는가?... 우주선과 전설의 만남.
르 귄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피부색이 아직은 낯설다. 검은 피부에 금발을 본 적이 있어야지 -.-;;;
- 파리의 4월 (April in Paris) - ss Fantastic Sep '62
: 맘에 든다. 시간여행을 이렇게 낙천적으로 그린 작품은 처음 읽는다. 결국은 위험한 것, 허무하고 후회스러운 것으로 치부하는 반협박성 소설들과는 다른 느낌. 다른 시간에서 온 사람과 꽃이 핀 강둑을 걸어 밥 사먹으로 가고 싶다 -.-;;;
- 명인들 (The Masters) - ss Fantastic Feb '63
: 패스!
- 어둠상자 (Darkness Box) - ss Fantastic Nov '63
: 이것도 패스!
- 해제의 주문 (The Word of Unbinding) - ss Fantastic Jan '64
: '해제의 주문'을 읽고나서 'Wizard of earthsea'를 빨리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르 귄의 글에 특유의 분위기란게 있다면 이 작품이야말로 그걸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상상?)했다. 좋아하게 될 줄 알았다구!
- 이름의 법칙 (The Rule of Names) - ss Fantastic Apr '64
: 아기자기하지만 포스는 좀 떨이지지 않나 싶다.
- 겨울의 왕 (Winter's King) - nv Orbit 5, ed. Damon Knight, G.P. Putnam's, 1969
: 게센인들에 대해 좀 더 알 때까지 판단보류 -,-a
- 멋진 여행 (The Good Trip) - ss Fantastic Aug '70
: 패스!
- 아홉 생명 (Nine Lives) - nv Playboy Nov '69
: 어둠 속에 손을 내미는 낯선 사람... 타인을 두려워했던 최초의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건 차라리 다행이려나? '너는 또다른 나'라고 할 수 있으려면 우린 같은 세포에서 복제된 클론이어야 하는구나.
- 물건들 (Things ["The End"]) - ss Orbit 6, ed. Damon Knight, G.P. Putnam's, 1970
: 패스가 너무 잦은가?
- 머리로의 여행 (A Trip to the Head) - ss Quark #1, ed. Samuel R. Delany & Marilyn Hacker, Paperback Library, 1970
: 꿋꿋하게 패스!
-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 (Vaster Than Empires and More Slow)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nv New Dimensions I, ed. Robert Silverberg, Doubleday, 1971
: 또 패스!
- 땅속의 별들 (The Stars Below) - ss Orbit 14, ed. Damon Knight, Harper & Row, 1974
: 다시 패스!
- 시야 (The Field of Vision) - ss Galaxy Oct '73
: 패스 어겐!
- 길의 방향(Direction of the Road) - ss Orbit 12, ed. Damon Knight, G.P. Putnam's, 1973
: 니가 싫어!
-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The Ones Who Walk Away from Omelas)
_________________________- ss New Dimensions 3, ed. Robert Silverberg, Nelson Doubleday, 1973
: 비겁하지만, 누구 하나 희생된다고 해서 별로 달라질 일 없는 세상에 살고 있음이 감사하다 -_-
- 혁명 전날(The Day Before the Revolution) - ss Galaxy Aug '74
: 마지막으로 패스!

by 싸락눈 | 2005/04/09 01:05 | 책을 읽고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blizzard.egloos.com/tb/115157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05/08/23 13:00

제목 : 바람의 열두 방향
원제: The Wind's Twelve Quarters 저자: 어슐라 크로버 르귄 출판사: 시공사 특유의 감성적인 내용과 유려한 문체로 장르문학에서뿐만 아니라 주류문학계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은 르귄 여사가 1964년부터 1974년에 걸쳐 집필한 17개의 초기 단편을 한 데 모은 걸작 단편집. 그 기간 동안 작가가 구축한 두 가지 대표 세계관(SF 쪽으로는 헤인 시리즈, 판타지 쪽으로는 어스시[땅바다] 시리즈)을 무대로 한 작품도 여럿 섞여 있고, 그 가운데에는 제목만 들으면 다들 알 만한 장편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거......more

Linked at covered with per.. at 2007/09/06 15:22

... 발표했던 작품들 중에서 "사람이 아닌 것들"의 관한 것들을 골랐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단편집들과 겹치는 것들이 제법 많다. 『바람의 열두 방향』 에서 처음 읽었던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Vaster than empire and more slow)"나 "길의 방향(The direc ... more

Commented by aquamir at 2005/04/15 15:34
'바람의 열두 방향'을 읽을 당시에, 한창 몇몇 블로그에서 '박정희 논쟁' 이 벌어졌지요. "우리 젊은이 5000여명(전사자)이 베트남에서 흘린 피가 그토록 천추의 한이 되고, 죄가 되는가? 그들 5000여명이 희생함으로서 오늘날 4700여만명 우리 한국인이 이만큼 살게 되었다. ('규모의 경제'를 기억하라.)" 라는 모 블로거의 글을 보고 섬찟해 하던 중에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읽게 되었고, 작가 서문은 따로 다이어리에 기록해놓았어요.

'어느 외딴 곳에서 길 잃은 한 영혼만 고통을 당하면 그 낙원에 있는 수백만 명이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설사 그런 식으로 제공되는 행복을 붙잡고 싶은 충동이 우리 안에 인다 할지라도 그러한 거래의 열매를 자신의 의지로 받아들여 얻은 행복이 얼마나 추잡한가를 스스로가 명확히 느끼는 것 말고 다른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Commented by 싸락눈 at 2005/04/15 15:50
올블을 드나들면서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죠.
저도 그 사람의 글을 읽었고 머리가 다 띵하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분개하고 반론을 펼치는데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더군요.
상당히 젊은 사람이었는데... 섬찟했어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