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보니... 연말에 바보짓을 했지... 별일? 별것?

어쩌다 보게된 유튜브 동영상 하나에 낚여서 평생 처음, 소위 "재즈 콘서트"라는 걸 예매하고 찾아 갔었지. "크리스마스" 콘서트도 부담스러운데 무려 "French 크리스마스" 콘서트라뉘, 과연 잘하는 짓일까, 캐롤만 줄창 불러대면 어쩌나, 했던 걱정은 쓸데없는 짓이었지 (명색이 크리스마스 공연이니 캐롤 몇 곡 정도는 즐거이 참아줄만 했어요). 역쉬, 쌩음악은 좋아요, CD 도 충분히 좋았지만, 유튜브도 좋았지만, 바로 앞에서 온 몸을 써서 들려주는 소리를 듣는 건 더더 좋아요. 노래하지 않을 때의 지나치게(?)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처음엔 좀 심각하게 닭살스러웠는데 한 시간쯤 지나고 나니 그냥 개성이려니, 백설공주 목소리에도 적응을 했는데 저 정도야 뭐, 하다 보니 귀여운 것도 같았다. 여덟 시에 시작한 공연이 알뜰하게 아홉시 반쯤 끝나버려서 아쉬웠는데, 연주자 사인회가 바로 있다고. 예술의 전당에 종종 왔지만 한 번도 연주자 사인을 받겠다고 줄을 서 본 적이 없는 게, 항상 공연이 끝나면 밤 열 시가 넘어가서 지하철 타고 한 번 갈아타고 또 마을버스를 타야하는, 집으로 가는 머나먼 길을 앞에 두고 도저히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그 날은 공연도 평소보다 일찍 끝났고 공연장이 자그마하다 보니 줄도 그렇게 길지 않고, 혹시나 해서 가져왔던 새 앨범도 있고 해서, 줄을 서 봤다. 금방, 연주자 네 사람의 사인을 다 받았다. 이런 거 평생 처음해봐, 근데 은근 기분 좋구나, 이제 화장실 한 번 갔다가 빨리 집에 가야지. 그리고 화장실에다 사인 받은 CD 를 두고 집에 갔다. 누군지 나 다음에 들어간 사람은 공짜 CD 하나 생겨서 좋았을까, 연주자 사인이 있는 CD 라서 더 좋았을까, 어떤 정신나간 X이 기껏 사인가지 받아놓고 여기다 흘리고 갔을까 하고 궁금해했을까? 네, 나예요, 지하철 타고 가다 흐뭇한 마음으로 책가방 뒤질 때까지 두고 나온 것도 몰랐어요 -///- 내가 다시 연주자 사인 같은 거 받는다고 하나 봐라 (그렇다고 장을 지진다는 얘기는 아니고). 그래도 공연은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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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드팩토리] 블루씨